찰과상이자 좌멸상(피부나 피하조직이 외부의 압력으로 으깨져서 난 상처), 화상 등 피부의 상처는 상처 부위에 모공이 남아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낫는 방식이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모든 상처의 치유 과정은 이를 응용해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상처 부위에 모공이 남아 있는 얕은 상처에 대해 알아보자.
이 경우는 다음 그림에서 보듯이 상처 여기저기에 모공이 드러나 있다. 그렇게 되면 이 모공에 존재하는 피부세포가 주변으로 퍼져나가는데(정확히 말하면 피부세포가 진피 위를 이동해서 증식하는 것이다), 이것이 상처 부위에 노출된 모든 모공에서 일제히 일어난다. 이렇게 피부세포가 이동해서 증식하는 일은 모공뿐만 아니라 땀을 분비하는 기관인 한관(땀은 땀샘에서 생성되어 한관을 타고 피부 표면으로 분비된다 - 옮긴이)에서도 일어난다.
상처 부위에 모공이 남아 있는 경우는 정원에 구멍을 파놓은 개미가 정원을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정원에 비가 쏟아지면 개미는 구멍 속으로 모습을 감춘다. 그러나 날이 개면 개미는 구멍에서 나와 정원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여기서 개미는 피부 세포, 개미 구멍은 모공(또는 한관)이다.
얼굴이나 팔다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털이 눈에 띌 것이다. 뺨이나 이마에는 특히 솜털이 빽빽이 나 있다. 대부분의 상처가 빨리 낫는 것은 이 모공 하나하나에서 피부세포가 증식하기 때문이다. 털이 자라지 않는 손바닥이나 발바닥 같은 부위는 모공이 없지만 한관이 풍부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피부가 재생된다.
한편 모공이 남아 있지 않은 깊은 상처는 다음 그림에서 보듯이 처음에는 육아라는 붉은색의 조직이 상처를 덮는다. 육아는 콜라겐이나 모세혈관으로 꽉 차 있는 증식력이 강한 조직으로 상처 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한다. 이 육아의 표면으로 상처 부위 주변에 있는 건강한 피부세포가 이동하고 이와 동시에 육아조직 자체도 수축해서 상처 부위가 줄어든다. 이처럼 상처가 깊은 경우도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피부가 건강하게 재생된다.
상처가 깊어 모공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는 정원을 불도저로 깊이 파헤치는 바람에 개미 구멍이 송두리째 사라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는 깊이 파인 부분에 새로운 흙을 다져넣어 땅을 편평하게 고른 다음, 이웃집 정원에 사는 개미가 이쪽으로 찾아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 두 가지 경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얕은 상처는 모공(또는 한관)에서 피부가 재생된다.
2. 깊은 상처는 육아가 상처를 덮고, 그 표면으로 주변의 피부세포가 이동해 피부가 재생된다.
피부가 재생되는 과정은 참으로 단순하다. 이 단순한 현상을 통해 상처는 왜 건조되면 안 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출처
상처는 절대 소독하지 마라, 나쓰이 마코토, 이아소
피부위에 생긴 상처가 낫는 원리는 2가지이다. 모공이 남아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공이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상처가 꽤 깊더라도 피부는 건강하게 재생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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