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게네스 일화) 알렉산더 대왕과 디오게네스의 대화

 

 

알렉산더 대왕이 디오게네스의 소문을 듣고 그를 만나고 싶어했다. 그를 궁궐로 초청했지만 거절했기에 직접 디오게네스를 찾아갔다.
디오게네스를 찾아가 보니 그는 양지바른 곳에 누워 한가롭게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짐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오."
"나는 디오게네스, 개다."
"짐이 두렵지 않는가?"
"당신은 선한 자가 맞소?"
"그렇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선한 자를 두려워 하겠소?"

그리고는 다른 이야기도 나누었다.
"폐하께서는 지금 무엇을 가장 바라십니까?"
"그리스를 우리 영토로 완전히 정복하기를 원하고 있네."
"그리스를 정복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소원하십니까?"
"아마 소아시아를 정복하게 싶겠지."
"소아시아를 정복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또 무엇이 하고 싶습니까?"
"아마 온 세상을 정복하고 싶을것 같군."
"온 세상을 정복하고 나면 또 무엇을 원하시겠습니까?"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이 입가에 웃음을 흘리면서 답했다.
"그 때는 아마 좀 쉬면서 즐겨야겠지."
그러자 디오게네스가 말했다.
"참으로 이상하십니다. 그런 소망이시라면 왜 지금 당장 쉬면서 즐기지 않으십니까?"

알렉산더가 마지막으로 디오게네스에게 말했다.
"당신을 위해 뭔가 해주고 싶은데, 원하는 것을 말해 보시오."
그러자 디오게네스가 말했다.
"햇빛이나 가리지 않도록 비켜 서 주십시오."
이 말에 알렉산더 대왕은 크게 웃었다.
"내가 알렉산더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아닌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구나."
그 말에 디오게네스가 대꾸했다.
"내가 디오게네스가 아니라면, 폐하를 제외한 그 어떤 사람이 되더라도 좋습니다."

참고
거지 철학자 디오게네스, 예종화, 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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