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는 집이 가난하여 감하후에게 곡식을 빌리러 갔는데, 감하후가 말했다.
"좋습니다. 내가 머지않아 세금을 거둬들이려고 하는데, 거기에서 삼백 량을 빌려드리면 되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장자는 불끈 화를 내더니, 얼굴빛이 변하며 말했다.
"어제 내가 여지 오는 도중에, 누가 나를 부르는 자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돌아보았더니, 수레바퀴 자국에 있던 붕어였습니다.
나는 붕어에게 '붕어야, 무슨 일이냐'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붕어가 '저는 동해의 신하입니다. 당신이 몇 되의 물만이라도 저에게 부어주시면, 저는 살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좋다. 내가 남쪽으로 가서 오나라와 월나라 왕을 설득하여 서강의 물을 끌어다가 너에게 대주면 되겠느냐'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붕어는 불끈 화를 내더니, 얼굴빛이 변하며 '저는 항상 있어야 할 물이 없어서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저는 당장 몇 되의 물만 얻으면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차라리 나를 건어물상에서 찾는 것만 못한 말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외물(外物)-
출처
장자 이야기, 이태영, 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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