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갈라꿀라라 라는 스님이 있었다. 이 사람은 원래 남의 집에 가서 땅 갈고 쟁기질해 주고 품을 팔아 하루하루 먹고 사는, 가난하고 천한 신분의 사람이었다.
한 스님이 지나가다 그 사람을 보고 물었다.
“왜 그렇게 힘들게 사시오? 인생을 그렇게 힘들게 살 필요가 뭐가 있소?”
“그러면 어떻게 삽니까? 신분은 천하지, 가진 것은 없지, 배운 것도 없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쟁기질뿐이오. 그러니 몇 푼이라도 받고 쟁기질해 주는 것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겠소?”
“그렇게 사는 것보다는 출가해서 수행자가 되는 것이 낫지 않소?”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스님이 되오? 그런 건 훌륭한 사람이나 될 수 있는 거지, 나같이 천하고 가난하고 무식한 사람이 어떻게...”
“자기 마음만 잘 다스리면 누구나 훌륭한 스님이 될 수 있고 훌륭한 수행자가 될 수 있다오.”
그 말에 쟁기꾼이 희망을 갖고 스님이 되었다. 그래서 쟁기는 물론 쟁기질할 때 입던 옷도 신발도 다 벗어던졌다. 그런데 이 스님이 그것들을 버리지 말고 묶어서 숲 속 나무에 매달아 놓으라고 했다. 왜 그러라는지는 몰랐지만, 쟁기꾼은 스님이 시키는 대로 옷과 신발을 새끼줄에 매어 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낭갈라꿀라라는 정사에 가서 수행 상활을 하는데 너무 좋았다. 끼니 걱정할 일이 없고 일 안해도 되고, 쟁기질 안 해도 되고, 사람들로부터 존경도 받고. 천하게 살아오던 그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니 그에게 불만이 생겼다. 공부에 집중이 안 되고, 밖으로 나가고만 싶었다. 그래서 스님을 찾아가서 자신의 상태를 말했다. 그러자 스님께서
“너, 전에 옷 매달아놓은 거 있지 않느냐? 그곳에 한번 가봐라”하셨다.
그곳에 가서 매달아놓은 옷과 신발을 보니 순간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자기가 벗어던진 옷과 신발을 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이 부끄러움도 모르는 놈아, 만족을 모르는 놈아, 그래 고작 이 낡은 옷을 다시 입겠다는 거냐? 그래서 사회로 돌아가 다시 남의 고용살이를 하겠다는 거냐? 이 어리석은 놈아.”
이렇게 자신을 실컷 꾸짖고는 정사에 돌아와 다시 정진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또 번뇌가 일어났다. 그럴 때마다 이 사람은 숲에 가서 벗어놓은 옷과 신발을 보면서 정신을 차리고 돌아오기를 되풀이 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수행자들이 그가 왜 그리 숲에 자주 가는지 궁금해서 물었다. 그때 이 사람이 “거기에 내 스승이있다”고 말을 했다.
그 후 그는 정진을 해서 깨달음을 얻었고 더 이상 숲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자 다른 수행자들이 그 모습을 보고는 “왜 요새는 스승을 찾아가지 않소?”라고 물었다.
그러자 “거기에 더 이상 스승이 없다”라고 대답했다. 다른 수행자들은 그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부처님에게 말했다.
부처님은 그를 불러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부처님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 비구여! 스스로 너 자신을 훈계하고 점검하라.
그리고 이 같은 방법으로 네 자신을 보호하고
마음을 집중시켜 나아가라.
그러면 너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자기야말로 진정 자기의 의지처.
어찌 다른 사람을 의지처로 삼으랴.
자기야말로 진정 자기의 안식처.
그러므로 자기 자신을 잘 보살펴라.”
참고-붓다, 나를 흔들다, 법륜, 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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