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철학 - 힐링 글 모음

(맨리P홀) 카르마에 대해서 1

일어나 2021. 9. 16. 08:56

 

Q. 신은 인간을 ‘자녀’로 여긴다고 합니다. 인간 부모는 자식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곧바로 이에 상응하는 벌을 내립니다. 잘못에 관한 기억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을 때 교정 조치를 하는 것이죠. 신도 똑같은 방식으로 인간을 대하면 우리가 만들어내는 카르마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카르마는 우리의 삶과 직결된 힘입니다. 신은 인간 부모가 잘못을 저지른 자녀를 벌하듯이, 인류를 감시하고 나쁜 사람들을 솎아내어 형벌을 내리는 인격체가 아닙니다. 어떤 신적 존재가 우주를 독재자처럼 통치하고, 모든 생명의 행동을 감찰하며 필요할 때마다 개입한다면 성장의 가장 큰 목표가 무력화됩니다. 인간은 삶을 통해서 선과 악을 발견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창조된 생명체입니다. 성장이라는 교과목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자발적인 선택입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에 맞춰 행동을 변화하겠다는 결심이 내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린아이는 아직 이런 결단을 내리기 위한 역량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어느 시점까지는 어른이 지도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자기의 모든 행동과 이에 따른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합니다.

 

우리는 카르마의 작용을 관찰하면서 모든 원인 안에는 항상 결과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원인을 만들어낸 행동의 질에 따라 좋거나 나쁜 결과가 뒤따르게 되어있습니다.

 

카르마의 주기가 한 번의 생을 넘어 다음 생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격상의 심각한 하자를 바로잡지 못하고 반복하는 사람의 카르마는 여러 생에 걸쳐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내면 깊은 곳까지 침투하여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삐뚤어진 생각과 관점은 나를 무덤까지 따라오며, 이런 사람은 다음 생에서도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고 고집을 피우는 사람으로 태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카르마의 작용에서 우리가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가 있습니다. 인간은 우주의 법칙을 위반했을 때 자기의 의식 수준에 걸맞은 대가를 치르게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자기가 수긍할 수 있는 벌을 받습니다. 내가 왜 이런 벌을 받아야 하는지 속으로는 안다는 얘기입니다. 필요 이상의 형벌이 내려지는 일도 없습니다.

 

행동에 따른 카르마가 즉각 찾아온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다양한 형태로 응용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는 독자의 지적은 이론적으로는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사이클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원인에 잠재된 모든 요소가 실현되고, 이에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숙성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인간은 삶을 체험하면서 행동에 따른 결과는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습니다. 부모를 속여서 교묘하게 상황에서 빠져나가거나 변명을 내세워 코앞의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습니다. 심지어 부모를 윽박지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뿌린 대로 거둔다는 진리의 법칙은 어떤 경우에도 피하거나 빠져나갈 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예외 없이 자신의 모든 행동에 대한 온전한 대가를 치르게 되어있습니다.

 

부처가 카르마의 가장 크고 보편적인 측면을 아주 잘 표현했습니다.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기본적인 실수는 이기심이고, 모든 실수의 필연적인 결과는 고통이라는 것. 이 대전제를 기반으로 해서 무수히 많은 조합의 카르마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해가 깊어지면서 카르마 법칙의 긍정적인 측면을 가속할 수는 있습니다. 다시 말해, 좋은 카르마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진심으로, 꾸준히 이 작업에 임하면 좋은 결과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카르마를 많이 만들어내면 과거에 지은 잘못의 빚을 갚는 과정에서도 큰 도움을 받습니다.

 

신의 뜻을 완전하게 인지하는 경지에 이르기 전까지는 인과관계의 법칙을 충실하게 따르고, 우주의 법에서 인정하는 행동만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의 통찰력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러 가지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어제보다 건설적으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좋은 카르마의 영향을 경험하기 시작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의 법칙을 지키고 더 많은 보상을 받고 싶다는 동기가 생겨날 것입니다. 그전까지는 내가 한 일 또는 하지 않은 일 때문에 생겨난 카르마를 군말 없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출처

천사가 된 악마, 맨리 P. , 마름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