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련 서적/마음

붓다, 나를 흔들다

일어나 2021. 8. 2. 08:45

욕쟁이 아수린다카

화를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법

 

부처님께서 왕사성 죽림정사에 있었다. 한 브라만이 죽림정사를 찾아와서는 부처님께 막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 사연을 알아보니 같은 브라만 출신의 젊은이가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브라만이 막 욕설을 하는데도 부처님은 침묵을 지켰다.

그러자 그 브라만이 소리쳤다.

사문이여, 그대는 졌도다. 내가 이긴 것이다.”

브라만은 자기가 그렇게 욕설을 퍼붓는데도 대꾸 한마디 못하니까 자기가 이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브라만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둔한 자는 욕과 비방을 늘어놓고서 자기가 이겼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승리는 올바른 인내를 아는 이의 것이다. 성내는 자에게 되받아 성내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성내는 자에게 되받아 성내지 않는 자는 두 가지 승리를 얻는다. 다른 사람의 노여움을 알고 정념으로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자는 스스로에게 이김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이기는 것이다. 상대가 화를 낸다고 나도 덩달아 화를 내는 사람은 승리자가 아니다. 패배자다. 상대에게 끌려드니 상대에게 진 것이고, 자기 분을 못이기니 자기 자신에게도 진 것이다. 이것은 두 가지 패배에 속한다.”

 

도끼로 텔레비전을 깬 스님

올바로 침묵하는 법

 

어느 날 탁발을 하고 돌아와 식사를 마친 스님들이 빙 둘러앉아 잡담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한 스님이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 나는 출가하기 전에 코끼리 길들이는 일을 했는데, 그 덩치 큰 코끼리를 길들여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어.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냐?”

그러자 다른 스님이 말했습니다.

, 그게 뭐가 어려워? 나는 야생마 길들이는 일을 했어. 펄쩍펄쩍 뛰는 야생마를 순한 양처럼 길들여 내가 말과 한 몸이 되어 타고 다녔어.”

다른 스님이 말했습니다.

살아있는 짐승 길들이는 게 뭐가 어렵냐? 나는 마차를 몰았는데, 길이 험하고 좁은 곳으로 마차를 몰려면 굉장한 기술이 필요해.”

그 뒤에 다른 스님은 활 쏘는 솜씨를 자랑하고, 누구는 검술 솜씨를 자랑했습니다.

이렇게 옛날 얘기로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고 부처님께서 이들에게 가까이 오셨습니다. 한참 정신없이 떠들던 스님들이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맞이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물었습니다.

그대들은 뭘 가지고 그렇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는가?”

한 비구가 계면쩍은 얼굴로 지금까지 있었던 얘기를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모여 있을 때 행해야 할 일은 단지 두 가지뿐이다. 법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거나 아니면 성스러운 침묵을 지키는 것이다.”

 

1988년, 올림픽 때 어느 선방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 절에 10년 가까이 묵언을 하신 스님이 계셨습니다. 그때 한국이 메달을 많이 땄습니다. 선방에서 참선하는 스님들도 거기에 관심이 있어서, 그 위 암자에 몰래 텔레비전을 갖다놓고 휴식 시간에 올라가 잠시 보고 내려오곤 했습니다. 그랬는데 하루는 이 묵언하는 스님이 도끼를 들고 올라가서 텔레비전을 깨버렸습니다. 물론 이 분은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화를 낸 것입니다.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나쁘다는 분별을 낸 것입니다. 이것은 이미 아주 험한 말을 한 것과 같습니다.

 

거친 말, 천한 말을 하는 스님

남과 다투지 않는 법

 

부처님께서 죽림정사에 계실 때의 이야기입니다. 출가한 스님 중 한 사람이 많이 굉장히 거칠었습니다. 수행자인 데도 불구하고 입에 늘 욕을 달고 살고, 명령조로 말을 합니다. 그러니 그 스님에 대한 비난과 불만이 높아갔습니다.

부처님의 귀에까지 그 얘기가 들어가게 되어 마팀내 부처님이 그를 부르셨습니다. 얘기를 나누면서 그를 가만히 보니 과거 500생을 천민으로 태어나서 말을 거칠게 하며 살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런 숙업이 있으니까 아무리 수행을 해도 고쳐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말투만 그런 거지 본래 마음이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구들이여, 이 거친 말을 하는 비구를 너무 심하게 나무라지 말아라. 나쁜 마음이 있어서 나쁜 말투를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는 과거 500생을 통하여 계속하여 천한 집에 태어나 천한 말을 익혀왔는데 금생까지도 그 습성이 남아 그처럼 험한 말을 하는 것이니라. 그렇지만 그는 이제 마음속의 모든 악행을 끊었기 때문에 설사 말은 거칠더라도 그의 마음은 다스려져 선하다."

이렇게 부처님께서는 오히려 이 사람을 이해하셨고 다른 사함들도 이해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말씨가 온화하고 교훈적이며 진실하여

어느 누구든 위협하는 법이 없으면

나는 그를 수행자라 부른다.

 

목갈라나여, 왕사성 길을 가르쳐줄 수 있는가

가르치고 배우는 법

 

부처님께서 사위성 녹자모 강당에 계실 때였는데, 브라만 출신 수학자 목갈라나(목련 존자와 이름은 같은데 다른 사람입니다)라는 분이 부처님께 와서 여쭈었습니다.

"부처님, 이 강당은 삼층입니다. 일층과 이층을 오른 뒤에 삼층에 오르듯이 우리 브라만들은 법을 배울 때 기초를 배우고 중간을 배우고 나서 그 다음을 배웁니다. 코끼리를 길들이는 사람에게도 가르침에 차례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는 법에도 그런 차례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법 또한 차례를 따라 배웁니다."

"어떤 차례를 따라 가르치십니까?"

"신참자에게는 먼저 계행을 가르칩니다. '첫째, 행동으로 남을 해치거나 괴롭혀서는 안 된다. 생명을 함부로 해치지 말고, 주지 않는 남의 물건을 탐하지 말 것이며, 성적으로 타인을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 두번째, 말로 남을 해하거나 괴롭혀서는 안 된다. 거짓말하지 말고, 욕하지 말 것이며, 말로 남을 이간질시키거나 말을 꾸며내 남을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 세 번째, 마음이 깨끗해야 한다. 마음에 욕심이 가득해서도 안되고, 성내고 짜증내는 마음이 가능하거나 어리석은 마음이 있어도 안된다." 이런 계행을 청정히 지키라고 가르칩니다.

그 다음에는 고요한 숲 속에 가서 수행하라고 가르칩니다. '홀로 멀리 떠나 나무 아래나 숲 속, 묘지 같은 한적한 곳에서 살며 단정히 앉아 원을 바로 세워 생각이 다른데로 팔리지 않도록 하라. 남의 재물과 가구를 보더라도 탐하지 말고 마음을 깨끗이 가져라. 성냄을 다스리고 의심을 끊고 미혹을 막아 그 마음을 깨끗이 지켜라.' 자세를 바르게 하고 처음에는 숨이 들어오고 숨이 나가는 것에 깨어 있는 수식관을 하게 합니다. 이것을 아나빠나라고 하는데, 이 아나빠나로 정신 통일이 이루어지면 그 다음에는 몸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느낌에 깨어 있는 위빠사나를 행하라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장로 비구나 학덕이 높은 브라만에게는 더 깊은 것을 가르칩니다. 궁극에 가서는 모든 번뇌가 다하고 지혜를 얻는다고 가르칩니다. 이렇듯 가르침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이렇게 부처님 가르침대로 수행하면 누구나 다 열반에 들 수가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열반을 얻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열반이 있고, 열반으로 가는 길도 있으며, 더구나 부처님은 그 길을 가르치는 분인데 어째서 그렇습니까?"

"목갈라나여, 왕사성 가는 길을 잘 아십니까?"

"예! 잘 압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왕사성 가는 길을 물으면 가르쳐줄 수 있습니까?"

"그럼요. 아주 자세하게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길을 물은 사람은 누구나 다 왕사성에 도달합니까?"

"아닙니다."

"왜 그렇습니까?"

"제가 아무리 길을 자세히 일러줘도 그 사람이 게으름을 피우고 안 간다면 그곳에 도달할 수가 없습니다. 설명만 듣고 가지 않는 살마도 있을겁니다. 그리고 가다가 제가 말해 준 대로 안 가고 다른 데로 가버린다면 어떻게 왕사성에 닿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 그것은 당신 책임입니까?"

"아니오, 그게 어떻게 제 책임입니까?"

"그럼, 누구 책임입니까?"

"그 사람 책임입니다. 저한테 길을 물어서 저는 그것을 자세히 가르쳐주었습니다. 그 다음에 가고 안 가고는 그 사람의 일입니다."

"목갈라나여, 나도 그렇습니다. 나는 다만 길을 가리킬 뿐입니다."

 

참고

붓다, 나를 흔들다, 법륜, 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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