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관절의 통증은 주로 50대부터 많아지는데, 그 원인은 대부분 어깨 관절의 퇴행성 관절염입니다. 50세 전후로 많이 생겨난다고 해서 흔히 '오십견'이라고도 부릅니다. 실제로 어깨 관절의 퇴행성 관절염 증세는 20~30대에도 나타나며, 50세 이후로는 더 많이 생깁니다. 어깨의 퇴행성 관절염으로 어깨 관절에 통증이 오고 어깨 관절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운동제한도 와서 수많은 환자들이 고생을 합니다.
이렇듯 흔한 병이고 치료법도 다양하게 알려져 있는데도, 실제로는 많은 이들이 쉽게 고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며 돈과 시간을 들여도 치료 효과는 별로 없습니다. 왜 이렇게 어깨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많은지, 왜 치료가 잘 안 되는지,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는지, 진료 과정을 보면서 여러분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깨 관절이 아파 찾아온 55세의 환자를 진찰하는 모습입니다.
의사: "어디가 불편하십니까?"
환자: "오른쪽 어깨 관절이 아프고, 굳어져서 움직이기도 힘들어요."
의사: "아픈 지 얼마나 됐습니까?"
환자: "몇 년 되었어요. 그동안 여러 치료를 했는데 낫지도 않고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아요."
의사: "그동안 치료를 받아오셨다고 하니까, 제가 거꾸로 질문하겠습니다. 이 어깨 관절의 병은 어떤 것이라고 알고 계십니까?"
환자: (머뭇거리면서) "뭐... 잘은 모르지만, 관절에 염증이 생겨서 그렇다고 하는 것 같던데요."
의사: "네, 비슷하게는 알고 계시지만 정확하게는 모르시는군요. 제가 환자분에게 이 질문을 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환자가 그 병에 대해 잘 몰라도 의사가 알아서 고쳐주는 병도 있습니다만, 환자 자신이 그 병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만 고칠 수 있는 병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병이 그렇지만, 특히 이 어깨 관절 증세는 환자분이 이 병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만 고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병에 대해 잘 모르는 게 환자분 잘못은 아닙니다. 환자분의 어깨 관절 증세를 진료했던 의사들이 문제인 거죠. 하지만 이제라도 환자분이 호소 하는 어깨 관절 증세가 어떤 병인지 환자분 스스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환자: "네..."
의사: "지금 호소하는 어깨 관절의 증세는 늙어가는 관절의 변화라는 것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이런 관절의 변화를 '퇴행성 관절염' 이라고 부릅니다. 늙어가는 누구나 어깨 퇴행성 관절염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수백만 명이나 되는 어깨 관절염 환자가 그래서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늙어가는 변화가 하루 아침에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환자분이 오늘 이 나이가 된 것은 어제까지 스무 살이었다가 하루아침에 오십대가 된 게 아니지요?"
환자: "당연히 그렇죠."
의사: "환자분은 젊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늙어왔습니다. 누구나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내일부터는 어떨까요? 지금까지 늙어온 것처럼 계속 늙어갈겁니다. 늙어가는 변화는 늘 진행됩니다. 환자분의 어깨 관절에도 나이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늙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늙어가는 변화가 진행됩니다. 그러니 증세를 고치는 것도 당연히 오랫동안 습관처럼 해나가야 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이와 반대로 하루 만에 고쳐주거나 며칠 만에 금방 낫게 해주는 상업적인 치료들은 진짜 치료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장담하는 의사나 치료법을 조심해야겠죠?"
환자: "오래 걸려서 이렇게 됐으니까 오래 걸려서 치료해야 한다..., 들어보니 그렇겠군요."
의사: "오늘 첫 번째로 알아야 될 것은 '오랫동안' 고쳐나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어깨 관절의 증세를 평생 병원에 다니며 고치고 관리해야 되는 것이냐? 아닙니다! 내 몸에서 진행되는 관절의 퇴행성 변화는 나 자신만이 고치고 관리해나갈 수 있습니다. 어깨 관절의 증세도 환자분 스스로 고치고 관리해나가는 병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의사가 고쳐주는 병이 아닙니다. 환자분처럼 어깨 관절의 통증이나 운동제한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수백만 명이나 있습니다. 늙어가는 관절의 변화니까 늙어가는 누구나에게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많은 환자들이 어깨 관절의 증세를 잘 치료받고 고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 잘 고치지 못하고, 환자분처럼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고생만 합니다. 그렇게 받은 모든 치료는 진짜 치료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환자 자신이 직접 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병이 낫지 않는 겁니다. 진짜 치료는 환자 자신이 해나가는 것입니다. 오늘 두 번째로 알아야 될 것은 환자 '스스로' 어깨 관절의 증세를 고친다는 것입니다. 이해가 되십니까?"
환자: "네. 그런데 어떻게...?"
의사: "우선 설명 드린 두 가지 기본, 그러니까 '스스로' 고쳐야 하고 '오랫동안' 해야 된다는 걸 이해하면, 그 다음으로는 어떻게 하면 나 스스로 고쳐나갈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알아야겠죠?"
환자: "안 그래도 그걸 물어보려고 했어요."
의사: "우리 몸 관절에서 퇴행성 변화가 진행될 떄에는 무작정 아무데서나 시작되지 않습니다. 대개 해부학적인 이유로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어깨 관절의 경우에도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자리(그림114)부터 알아야 합니다. (환자의 어깨 관절 앞쪽 등 그렇게 튀어나온 뼈 바로 안쪽의 깊은 곳을 누른다) 지금 제가 누르는 곳이 아픕니까?"
환자: "아, 아픕니다! 네, 네."
의사: "앞으로 환자분이 중점적으로 관리해나가야 될 자리가 바로 이곳입니다. 지금 눌렀을 때 아픈 이곳이 어깨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환자분이 느끼는 통증도 여기서 생겨납니다. 이곳을 눌러도 아프지 않게 해결해나가는 것이 치료입니다.
어깨 관절이 늙어갈 때 바로 이곳부터 부드러움이 없어지면서 딱딱하게 굳어집니다. 우리가 평소 일상생활을 할 때 대부분 어깨를 앞으로 웅크리고 긴장하며 지내기 때문에, 어깨 관절 앞 이 부분부터 굳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어깨 관절의 근육이나 힘줄 같은 연부조직들이 원래의 부드러움을 잃고 굳어지는 거죠. 굳어진 어깨 관절의 연부조직을 부드럽게 하는 방법은 '두들겨서 부드럽게 하는 것'입니다. 바닷가의 몽돌 같은 것을 이용해서 딱딱하게 마른 명태를 두들겨서 부드럽게 하듯, 아프도록 두들겨서 굳어진 어깨 관절을 부드럽게 해야 합니다."
환자: "네? 아프도록 두들긴다고요?"
의사: "네, 아프도록 두들겨서 풀어가는 것이 치료입니다. 오늘 세 번째로 알아야 될 기본은 '아프고 괴롭도록' 치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금 전에 금방 고쳐준다는 치료법이나 의사들을 조심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으셨죠?"
환자: "네."
의사: "안 아프게, 편하게만 해주는 치료들도 조심해야 합니다. 아프지 않게, 편하게 해주는 좋은 약이나 좋은 주사 같은 치료들은 아프고 괴롭도록 풀어가야 되는 치료의 기본을 방해만 하기 때문입니다. 돈까지 받아가면서 말입니다. 어깨 퇴행성 관절염을 고쳐준다고 하는 좋은 약이나 좋은 주사는 필요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환자 자신이 고쳐가는 병이니까, 좋은 의사도 필요 없습니다. 아시겠습니까?"
환자: "네, 알겠습니다."
출처
내 몸 습관, 황윤권, 에이미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