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풍 등에 대한 의학계의 정론은, 일단 마비된 사지는 재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젠 이런 정설도 바뀌게 되었다.
2000년 6월 미국의 심장학회지인 <스트로크>에 발표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환자에게 재활 의지만 있다면 언제라도 재생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지금까지 한 번 망가지면 영구적으로 재생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왔던 뇌의 신경 조직마저도 다른 조직들과 마찬가지로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이 오늘날의 정론이 되었다.
결국 우리가 회복시키지 못할 것은 없다는 것이다.
마비된 사지는 어떻게 재생시킬 수 있나?
이미 미국 알바마 의대의 에드워드 교수가 개발한 CI요법(Constrained Induced Movement Therapy)은 마비된 사지를 재생시키는 의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CI 요법이란 무엇일까? 중풍 등으로 마비가 온 환자의 마비되지 않은 쪽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 놓고, 마비된 쪽을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즉, 공을 쥐게 한다든지 콩알을 주어 그릇에 담게 한다든지 하는 가벼운 동작을 하루에 6시간 정도 훈련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처음에는 불가능했던 동작들이 연습하는 며칠 동안 마치 마비된 팔에 전기 스위치를 켜는 것과 같은 감각을 점차 만들어 내게 되고,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이전에는 불가능하던 동작들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임상 실험에 참가했던 중풍 환자들은 모두 뇌졸중을 당한 후 6개월에서 17년 이상이 된 사지 마비 환자 250명이었는데, 실험 결과 그들은 마비된 연한에 관계 없이 거의 다 회복되었다고 한다.
또한 실험팀에서는 이들이 회복하는 과정을 매 12일마다 TMS(자기 자극법)로 마비된 환자의 대뇌 피질 상태를 영상으로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마비된 환자들의 움직이는 동작을 지배하는 대뇌 피질의 활동 부위가 처음보다 2배 이상 증가되었고, 이와 같은 재생 상태가 영구적인 것이었음이 입증되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마비되지 않은 쪽을 묶어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환자가 뇌졸증에 걸려 사지가 마비되었다 하더라도 그 환자의 뇌세포가 전부 완전하게 파괴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부분의 뇌세포는 마치 쇼크를 받아 잠시 기절한 것과 같은 상태, 즉 뭔가가 자신을 다시 깨워 줄 때까지 마치 수면 상태에 있는 것 같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것뿐이다.
따라서 이 상태에서는 환자가 아무리 마비된 쪽 사지를 움직이려 해도 잘 움직일 수가 없다.
이런 일이 반복되게 되면 결국 환자는 뇌의 동작 기능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을지라도 스스로 마비된 쪽을 움직이는 걸 포기하고 동작이 가능한 쪽만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동작이 가능한 쪽을 움직이는 뇌의 신경 회로는 더욱 더 활발하게 되고, 움직이지 않는 쪽의 신경은 마비된 상태로 굳어 버리게 된다.
그러나 동작 가능한 쪽을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 두고 마비된 쪽으로만 움직이려고 애쓰다 보면 마비된 쪽을 움직여 주는 신경 회로가 새롭게 재구성된다고 한다.
이것을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결국 마비된 사지를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상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의 회복력에는 불가능한 것이 없다. 단지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의지가 약한 것뿐이다.
출처
자율신경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이세복, 성안당
처음 이 내용을 읽었을 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불가능 할것도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에도 다리를 아예 못쓰던 사람이 스스로 걷는 것을 연습해서 실제로 걷게 된 사례가 있다. 또 해외에 군인 중에서도 비슷한 사례의 유튜브 영상을 보았다. 인간이 가진 회복력은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의지가 약할 뿐이다.